공급자 및 수요자의 벽를 넘다.

멀티채널네트워크 산업의 성장다양한콘텔츠를 직접 만들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개인 제작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모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드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멀티채널네트워크MCN라고 한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아프리카TV가 있고, 해외에는 유튜브와 트윗치가 있다. MCN은 재능 있는 개인 제작자들에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최적의환경을 제공한다.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를 제공하거나 동영상 편집을지원한다. 저작권 관리와 광고 영업을 대행하고, 다양한 매체나 사람들과의 협업도 도와준다. 개인 제작자를 발굴해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게 하고, 그런 생태계 조성을 위해 트래픽을 만들고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한다.

이를 개인화로 대표되는 ‘TV 3.0 시대’의 산업화 단계로 평가할 수 있다. 개인화된 콘텐츠 활동이 문화적인 현상을 넘어 시장에서 일정한 규모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또한 대중적인 영상 플랫퐁과 결합한 개인 제작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구독자도 늘어나고있다.

기존의 콘텐츠 사업자들은 과거에 유튜브 등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저작권료 소송을 거는 등 배타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이제는 디즈니의 메이커 스튜디오, 드림윅스Dream Works의 어섬니스D-pyAwesomenessTV 워너브러더스의 머시니마Machinima 인수 능 기곤 사업자들이 유튜브 채널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 배경에는 미디어 기업들이 기득권 영역에서 겪고 있는 고통이있다. 실시간 방송 시청률은 하락하고,선판매 광고에 대한 광고주 수요는 떨어지고 있으며, 극장 매출도 둔화되고 있다. 반면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연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들은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미디어 사업의 킬러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새로운 미디어의 트래픽을 동시에 혹은 완전 별개로 가져가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MCN 기업으로는 아프리카TV를 들 수 있다. 아프리카TV의 비즈니스 모델은 TbT Broadcasting Jockey의 재능 기부, 이용자의 기프트(별풍선) 등으로 구성된 독특한 경제 시스템에 토대를 둔 아이템 및 광고 매출이다.

특히 점차 지상파와 케이블 ·종된 등 기존 방송사들도 공식적인 제휴와 정식 계약을 통해 콘텐츠 유통을 늘리고있다. 방송사들이 젊은 연령대로 시청자 기반을 넓히기 위해 아프리카TV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포용하고 있는 것이다. CJ E&M도 2013년 6월에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1인 제작자들이 만든 콘텐츠와 그 생태계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다. 제작자들이 창작물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을 도와주고, 저작권 관리 등을 대행해주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콘텐츠 기업으로서 MCN이 글로벌 사업으로확대 가능한 모델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이 발달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아프리카TV와 유사한 와이와이닷컴YY.Com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YY는2012년에 나스닥에 상장되었는데, 2014년 10월 기준으로 4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아프리카TV가 3,000억 원의시가 총액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아프리카TV의 방송 채널은 평상시500여 개 정도이지만, YY는 100만 개가 넘는 채널이 동시에 개설되어 있다. 실적과 주가도 폭발적이다. 2013년에는 18억 위안(약 3천U원)의 매출을 을렸으며,올해는 작년의 2배에 가까운 매출을거두고있다. MCN 산업에 LTE 통신 기술과 자본이 결합하면서 기업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5년에는MCN산업에 대한 재평가가 더욱 본격화되면서 신규 사업자의 등장, 인수합병 그리고 기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를 통해 수요자를 이해하는 큰텔츠 공급자들사업자 입장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이용의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가 남는다는 점이다.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또 쌓인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면 할수록 그것이 주는 가치는 더욱 커진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수 있는 기회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어떤 일의 결과나 흐름을 뒤바꿔놓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나사건)”에 해당한다고 말할 정도다. 빅데이터를 통해 콘텐츠 공급자들은 수요자를 좀 더 잘 이해하고,또 이를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자체 제작한 콘텐츠라는 점도 주목받았지만, 기획 당시 플랫폼 사용자의 빅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화제가 되었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감독, 배우, 장르, 편수등의 데이터를 조합해 기획했고, 이러한 데이터가 기반이 된 콘텐츠는 당연히 흥행에도 성공했던 것이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들도 처음에는 뉴미디어 매출을 위해 푹을만들었지만, 사용자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시청자에 대한 이해와 콘텐츠 기획력이 한층 높아지게 되었다. 방송사들은 막대한 제작비를들여 드라마와 TV 쇼 등을 만들지만, 역설적 이게도 사용자 데이터는외부 기관이 조사하는 시청률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푹을 통해 사용자의 시청 패턴과 선호 장르, 배우 등의 실제 데이터를 내부적으로보유하게 되면 향후 콘텐츠 제작에 데이터를 적극 활응할 수 있다.

이는 시청자의 만족도를 증진하고, 콘텐츠의 흥행률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영화 투자 배급사인 미디어플렉스(쇼박스)도 빅 데이터를 영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디어플렉스는 리온그룹의 영화투자 배급사로서 오리온이 메가박스를 중앙일보 및 맥쥐리에 매각한 이후 영화 상영관이 없이 배급 사업만 보유하고 있다.

상영관이 없이 영화 배급을 독립적으로 하는 경우 영화 흥행 실적에 따라영화 상영 시간표나 횟수가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그만큼 콘텐츠의 질이 좋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플렉스는 개봉 예정인 영화에 대한 대중 인지도 조사를 모바일 등으로 몇 달 전부터 실시해 배우의 티켓 파워, 제작사 역량, 적절한 개봉 시기 등을판단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조사된 데이터를 통해 개봉 시기가 변경되어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로는 2014년에 <끝까지 간다>와 <신의한 수>등이 있었다.

중국의 텐센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인 ‘텐센트 동영상’을 출시하고 기존SNS 데이터를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다. 일반적인 동영상사이트는 사용자의 브라우징 행태를 활용해 광고를 추천하지만, 텐센트 동영상은 텐센트의 모바일 SNS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기호를미리 예측하는 모델이다. 연령, 성별, 학력, 주소 등에 따라 사용자에맞는 광고를 동영상사이트에 제공한다. 사용자의 실사용 통계와 모바일 SNS 피드백 등이 데이터화되어콘텐츠 사업에 활용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윈윈win-win하는 시대가 되었다. 수요자는 만족도를 높이고, 공급자는 사업 리스크를 감소시키며 광고 등의 부가 비즈니스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